승자(勝者)와 패자(敗者) - 돌고 도는 운(運)

오늘 26일은 전국에서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날이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내년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관심과 표의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서 그 어느 보궐선거보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현 집권당의 후보인 여성 후보자와 안철수 교수의 파워를 넘겨받은 야권 단일 후보자와의 대결에 온 나라가 긴장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 했는데, 무료한 요즘 이렇게 멋진 구경거리를 안겨준 분들께 감사라도 드려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싸움에는 승자(勝者)와 패자(敗者)가 있는 법!
그 과정이야 어쨌든 유권자의 마음을 더욱 잘 읽을 줄 아는 후보가 그리고 신뢰를 많이 받는 후보가 당선될 것임에 틀림없다. 승자가 누구이든 축하할 일이다.

어느 누구든 한 평생(平生)을 살다보면, 자기 스스로의 삶에 때로는 승자(勝者)가 되기고 하고 또 패자(敗者)가 되기도 한다. 아주 잘 나가던 사업이 한 순간에 어려움이 닥쳐 망하기도 하고 또 어렵게 재기하여 또 성공의 반열에 오르기도 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 세상의 삶이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변방에 사는 늙은 노인의 말(馬)을 의미하는데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중국의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인이 기르던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자 마음 사람들이 걱정하며 위로하자 노인은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갔던 이 말이 또 다른 준마 한 마리 데리고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축하하자 또 말하기를 “도리어 화가 될 지 또 누가 알겠소”라고 말했다. 그런데 말타기를 좋아하던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그만 낙마를 하여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또 위로하자,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며 태연히 받아 들였다.

그 후 전쟁이 나는 바람에 동네의 젊은이들은 모두 전장터에 나아가 전사를 하였는데,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바람에 전쟁에 나아가지 않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세상살이란 늘 좋고 나쁨이 돌고 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운(運 ,돌운 운전할운)이라 한다. 일년의 계절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3달씩 머물면서 돌고 돈다. 무성하던 여름도 또 낙엽 지는 가을을 맞아야 하고 단풍잎 고운 이 가을도 또 서리 내리고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을 맞아야 한다. 우리 인생(人生)도 마찬가지다.

한 개인의 운도 늘 좋고 나쁨이 일정한 주기(週期)로 반복한다. 인간에게 있어 이 운(運)의 주기는 12와 3이라는 숫자이다. 일년은 12달이다. 입춘(立春)이 시작되는 음력 1월부터 3월까지 3달이 봄이며, 또 4월부터 3달간의 6월까지가 여름이다. 그리고 7월부터 가을이며 10월부터는 겨울이다. 한 계절이 3달씩 주재하면서 4마디를 돌아 일년(一年)이 된다. 우리의 운(運)도 봄처럼 포근할 때도 있고 여름처럼 하는 일마다 대박이 나고 확장이 되는 시기도 있다. 그리고 넓히고 확장을 하던 일들을 갈무리하고 정리하는 가을의 운도 있고, 또 실패의 쓴맛을 몸소 체험하고 새로운 재기를 위해 준비하는 겨울의 운도 있다.

이렇게 일 년의 운이 네 계절동안 3개월씩 돌고 돈다면 또 길게 30년씩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큰 계절이 도는 운도 있다. 이를 동양에서는 대운(大運)이라고 한다. 한 계절이 1달씩 3개월간 지속된다면, 대운(大運)이란 10년씩 3번의 30년간 운행하는 운(運)이 바로 대운이다.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겨울을 좋아하고 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여름을 좋아한다. 이렇게 사람마마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듯이, 사람마다 좋아하는 운(運)의 계절도 각각 다르다.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이 겨울을 만나면 하는 사업에 장애가 따르기도 하고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며 또 이혼의 아픔을 겪거나 뜻하지 않은 손실을 겪기도 한다. 그렇지만 하루 24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동일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도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듯 좋지 않은 운(運)을 만난 사람도 머지 않아 이 겨울의 힘든 운에서 벗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 현재 운(運)이 좋지 않은 시기를 겪고 있다면,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내에 또 좋은 운(運)을 맞게 되는 것이 자연(自然)의 섭리(攝理)이다. 그리고 길게 봐서 약 30년간 인생의 초년(初年)을 힘겹게 살아왔다면 그 후 중년(中年)은 또 좋은 30년을 맞을 수 있다. 좋은 운(運)이란 이렇게 일찍 만나고 늦게 만나는 선후(先後)의 차이일 뿐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돌고 도는 것이다.

올해 2011년은 신묘(辛卯)년이며, 내년은 임진(壬辰)년이다. 지난 2010년 경인(庚寅)년에 이어 내년까지는 인묘진(寅卯辰)으로 이어진 3년간의 봄의 운(運)에 들어있다. 그리고 또 2013년은 계사(癸巳)년이며 3년간인 2015년까지는 여름에 해당하는 운(運)의 시기이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년 2012년까지는 잘 나가는 멋진 운을 맞고 있을 것이고 또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2012년 하반기부터는 점차 운이 하락하여 힘든 상황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평소 타고난 기운이 겨울처럼 차가워서 더운 여름의 운을 좋아하는 사람은 또 내년 하반기부터 점차 좋은 운(運)이 상승하여 2015년까지 좋은 운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니 현재의 삶이 어렵다고 또 현재 잘 나간다고 실망하거나 좋아할 필요도 없다.

세간에 ‘나는 가수다’에 이어 가카에게 바치는 헌정방송이라는 구호를 내건 ‘나는 꼼수다’라는 인터넷방송이 유행이다. 최근 ‘나꼼수’에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도 출연하여 설전을 벌였다. 현 대통령의 초기부터 오르내렸던 BBK 문제와 또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사학문제 등도 논쟁거리였다. 한 때 잘 나가던 17대 정모 국회의원, 또 정통 시사주간지를 표방하는 주모 기자 등등. 김어준 총수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내년 대선 까지 ‘나꼼수’ 방송을 잘 유지할런지 그 분들의 운(運)도 또 사뭇 걱정된다.

만주 하얼빈에서 일제의 원흉 이토히로부미(이등박문)가 우리 안중근 의사의 총에 맞아 운명을 달리한 날이 바로 10월 26일이다(1909년). 그리고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의해 박정희 대통령께서 서거한 날도 10월 26일이다(1979년). 과연 2011년 10월 26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는 어떠한 운명이 또 두 후보를 갈라놓을지 사뭇 궁금하다. 지나간 봄기운을 멀리하고 다가오는 여름을 맞는 그런 운(運)을 가진 사람이 분명 또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임에 한 표를 던진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지금 권좌에 올라있는 사람은 또 내려올 준비를 해야 함이 운(運)이다. 또 오래도록 내려와 있던 사람은 또 오를 준비를 해야한다. 이 자연의 이치는 아무도 거부하지 못한다. 불로장생(不老長生)할 것 같았던 진시황도 고작 15년만에 고조 유방(劉邦)에게 나라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으며,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Muammar Gaddafi)도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되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부귀영화도 오래도록 피지 못한다고..............
<문화칼럼, 地山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