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西紀) 2005년은 단기(檀紀)로는 4338년입니다.

닭의 해 서기(西紀) 2005년은 단기(檀紀) 4338년이며 불기(佛紀)로는 2549년입니다.

이러한 연호(年號)의 기준은 무엇이며 언제부터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한 나라와 민족이 역사적으로 지나온 연륜을 알기 위해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 이를 기원(紀元)의 원년(元年)으로 삼아 기산(起算)하는 방법을 기년법(紀年法,calendar system)이라 하며, 이에 따라 부르는 명칭을 연호(年號)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연호의 사용은 한 나라가 ‘독자적인 자주 국가’임을 상징하며 고대에는 오직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적인 연호는 고구려 광개토왕(廣開土王) 즉위한 391년에 영락(永樂)이라는 연호를 사용하였으며, 신라는 법흥왕(法興王)이 536년에 건원(乾元)이라는 연호를 사용하였고 백제(百濟)는 태화(泰和)라는 연호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발해(渤海)는 대조영(大祚榮)이 699년에 나라를 세우고 천통(天統)이란 연호를 사용하였고, 고려의 태조 왕건(王建)은 918년 나라를 세우고 연호를 천수(天授)라 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연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달의 변화(음력)와 태양의 변화(양력)를 비롯한 절기(節氣)와 역법(曆法)에 밝아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대에는 중국만이 이러한 역법(曆法-정삭正朔)을 완성한 국가였으며 이를 통해 이듬해의 설날(음력 1월 1일), 큰달과 작은달, 24절기 등의 중요한 날짜를 정했던 것입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신라 진덕여왕이 그 동안 사용하던 독자적인 연호(年號)인 건원(建元), 개국(開國) 등을 버리고 중국(唐)으로부터 정삭(正朔)을 물려받아 650년부터 중국 당(唐)나라의 역법인 영휘(永徽)를 사용하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처음부터 중국식 연호를 사용하다가 청나라가 청일전쟁(淸日戰爭 1894～1895)에서 패하여 중국의 종주국 행세를 하지 못하게 되자 1895년 11월 17일(음력)을 양력으로 고쳐 개국 505년 1월 1일(1896년)로 쓰면서 독자적으로 건양(建陽)이라는 연호(年號)를 사용하였습니다.

그후 고종은 1897년 나라이름을 대한제국(大韓帝國)이라 고치고 황제의 자리에 올라 광무(光武)라는 연호를 사용하여 세계만방에 대한제국이 중국과 동등한 나라임을 선포하였습니다. 그후 1907년부터 사용한 융희(隆熙)라는 연호를 마지막으로 1910년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우리나라의 연호(年號)도 사라지게 되는 슬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1945년 을유(乙酉)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이한 우리는 1948년 대한민국(大韓民國) 정부수립과 함께 민족의 주체성(主體性)과 자주성(自主性)을 회복하고자 한민족 첫 번째의 나라인 고조선(古朝鮮)의 시조인 단군(檀君) 왕검(王儉)의 즉위년을 기원(紀元-BC 2333년)으로 하여 모든 공문서에 이 단군기원(檀君紀元)의 단기(檀紀)를 연호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정부는 이 단기(檀紀)의 연호를 폐기하고 1962년부터 국제공동 기원(紀元)인 서기(西紀-西曆紀元의 약자)를 사용하고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서력기원(西曆紀元)인 서기(西紀)는 예수가 탄생한 해를 원년(元年)으로 삼는 서력(西曆-서양 역법)의 기원으로서 그리스도의 기원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서기의 원년은 그리스도의 강탄(탄생)보다 실제로는 3년 내지 7년 앞서고 있음이 현재의 정설로 되어 있으며, 서기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서기 이후는 AD(Anno Domini-하느님의 해)로 표시하고, 서기 이전은 BC(Before Christ-그리스도 이전)로 표기합니다. 그리고 불기(佛紀)는 석가모니가 입멸(열반)한 해를 기준으로 정한 기원으로 BC 544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한 나라가 연호(年號)를 사용하는 것은 주체적인 자주국임을 선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회사에는 회사의 창립일에 맞추어 “창립 00주년”이라는 회사연호를 사용하여 회사의 애사심을 고양하고 있으며, 각 개인은 새해 1월 1일에 작심 365일을 계획하여 개인의 작심원년으로 삼고 있습니다.

2005년 을유년(乙酉年)을 금연이나 운동(등산, 요가 등) 또는 결혼, 공부를 위한 계획의 원년(元年)으로 삼는 것도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