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닭의 해 을유년(乙酉年)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해로서 어린 아이들은 한 살 더 어른스러워져 기분이 좋은 반면, 어른들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또 한 살을 더 먹었구나”하고 괜히 마음만 심난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해 77년 생 뱀띠 남녀는 29살로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 적령기인데, 항간에서는 아홉수가 되니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하여 사랑하는 연인들이 애를 태우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홉수는 정말 좋지 않은 것일까요? 또 결혼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는 단지 수(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우주(宇宙)의 현상을 수(數)로 표현한 것입니다.

고대 그리이스 피타고라스 학파는 이 세상은 모두 수(數)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數)만이 실재(實在)한다’고 믿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양은 황하(黃河)를 중심으로 문명(文明)을 꽃피우기 시작하였는데 우리 조상들은 우주의 원리를 ‘수(數)’와 ‘그림(圖)’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것이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입니다.

우주를 ‘수’와 ‘그림’으로 표현한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에 의하면, 1에서 10까지의 선천수(先天數) 중에서 ‘5’와 ‘10’은 완성을 의미하는 수입니다. 그리고 오행(五行)으로 표현하면 이는 토(土)의 수입니다. 토성(土星)의 역할은 생명의 기운이 점점 활발하게 움직이는 목성(木星)에서, 팽창하고 분열하는 화성(火星)으로, 그리고 수렴하는 금성(金星)에서 또 다른 생명을 위해 준비하는 수성(水星)의 순환을 하는 것이 바로 우주(宇宙)의 원리인데 이를 조절하는 것이 토성(土星)입니다.
• 참고 : 오행의 선천수 : 목-3.8, 화-2.7, 토-5.10, 금-4.9, 수-1.6

모든 과정의 완성단계인 토(土)는 마치 자동차의 윤활유처럼 모든 변화를 조절하는 기운(氣運)인데 숫자로는 5와 10입니다. 그 중에서도 10이 더욱 강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완성이 되기 위해서는 아픔과 진통이 따르게 됩니다. 추운 겨울의 고통이 지나야 봄을 맞게 되듯이, 완성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앞의 단계에서 한 차례의 고비가 따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숫자로는 강력한 금(金)의 기운(氣運)인 4와 9인데 그 중에서 특히 ‘9’의 수입니다.

금기(金氣)란 차디찬 칼날과 같이 인정사정 없이 내리치는 냉철한 기운(氣運)입니다. 이 금(金)의 수(數)인 ‘9’를 우리는 『아홉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민간에서는 나이가 아홉에 이르렀을 때에는 중대한 일을 하지 말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즉 결혼을 하거나 집을 짓는 일 또는 창업을 하는 일 등을 금하고 있는데 이 때에는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홉수는 ‘수(數)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지 아홉 살의 나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리고 절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주(四柱)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지 않거나 또 운(運)이 좋지 않은 시기에 아홉수가 동시에 들었을 때에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크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하는데..., 아파트 입주를 해야 하는데...,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런데 단지 나이가 아홉이라는 근거 없는 통설적인 이유로 망설이거나 걱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멋지고 현명하게 준비하는 2005년이 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