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은 24절기(節氣)의 9번째이며, 5월의 절입일(節入日)이며 양력으로는 6월 5,6일 경이고,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들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75도일 때이다.

망종(芒種)이란 망(芒 까끄라기 망) 종(種 씨종)의 한자어로,
벼,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芒) 곡식의 종자(種)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옛 사람들은 망종(芒種)을 5일씩 끊어서 3후(三候)로 나누었는데, 초후(初候)에는 사마귀가 생기고, 중후(中候)에는 왜가리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末候)에는 지빠귀가 울음을 멈춘다 하였다.

농사력에서는 모내기와 보리베기를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속담에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라는 속담이 있다.
또한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는데, 망종까지는 모두 베어야만 논에 벼를 심고, 또 망종을 넘기면 보릿대가 꺾어지거나 부러질 염려가 있고 바람에도 넘어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남쪽에서는 "발등에 오줌싼다"고 할만큼 1년 중 제일 바쁜 때이기도 하다. 어릴 적에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 "가정실습"이라는 이름으로 농사일을 돕는 3∼4일의 기간을 두어 학교에 가지 않고 보리베기나 모내기를 했던 기억도 있다.

어린 꼬마가 막걸리 주전자를 나르는 일이며, 동네 아낙이 못밥(모내기할 때 들판에서 먹는 점심이나 새참)을 나르는 일이 아직도 선하다.

망종날에 행하던 지방별 풍속에는 다름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보리 그스름 - 전남지방에서는 망종날 "보리 그스름"이라하여 아직 남아있는 풋보리를 베어다 그스름을 해먹으면 이듬해 보리 농사가 잘 되어 곡물이 잘 여물며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 다음날 먹는 곳도 있다.

☞ 망종보기 -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들음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음력 4월 내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망종이 들면 그 해 보리 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도 보리 수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 전남, 충남, 제주도에서는 망종날 하늘에서 천둥이 요란하게 치면 그 해 농사가 시원치 않고 불길하다고 하였으며, 경남 도서 지방에서는 망종이 늦게 들어도 빨리 들어도 안 좋으며 중간에 들어야 시절이 좋다고 한다. 특히 음력 4월 중순에 들어야 좋다고 하였다.

망종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 와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모은 후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 제주도 지역에서는 망종이 일찍 들면 그해 보리가 좋고 늦게 들면 보리가 좋지 않다고 하며 또 이날 우박이 내리면 시절이 좋다고 한다.

모두 지역별로 시절에 따라 농사일의 차이가 조금씩 남을 알 수가 있고, 농경생활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주고 있다.

요즘은 모내기와 보리베기를 기계가 대신하여 예전의 아름다운(?) 추억이나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우나 여전히 농촌에서는 바쁜 시절이며 일손이 부족한 것은 여전한 일이다.

도시인들이 휴일날 나들이 할 때, 경운기가 다니는 농로(農路)가 혼잡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며, 너무 현란한 놀이로 우리 생활의 터전인 농부의 가슴을 아프지 않도록 하는 마음도 되새겨야 할 것이다.